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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모든 것을 뒤바꾸시는 하느님
글쓴이 최미섭(안나) 작성일 2017-03-16 07:16:50 조회수 523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사순 제2주간 목요일



 -루카 1619-31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있었다.

그는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모든 것을 뒤바꾸시는 하느님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통해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바는

이 세상에서의 부자를 탓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칭송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바리사이들이 지니고 있었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지상에서의 축복이 곧 하느님의 축복이고 지상에서의 불행은

하느님의 징벌이라고 여겼습니다.

특히 그들은 누군가가 나병이나 중풍병 같은 심각한 질병에 걸리면

그가 뭔가 크게 잘못했기에 하느님께서 벌을 내리신 걸로 여겼습니다.

 

이 얼마나 그릇된 판단입니까? 이 한 세상 살아가다보면 건강할 때도 있겠지만,

어쩌다보면 본의 아니게 심각한 질병에 걸리게 됩니다.

당시 환자 입장에서 참으로 억울했습니다.

 

예기치 않게 다가온 병고와 맞서 싸우느라 죽을힘을 다하고 있는 것만 해도 억울한데,

세상은 자신을 중죄인으로 취급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얼토당토않은 바리사이들의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하신 것입니다.

사실 바리사이들에게 있어서 다음 세상은 부차적인 것이었고,

세리들은 천국을 믿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착한 사람들에게는 지상에서의 모든 삶이

술술 잘 풀려야 하고 악한 사람들의 인생은 무조건 꼬여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 지상에서 누군가가 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면 곧 그 사람이

악하다는 표시로 삼았습니다.

 

이런 바리사이들의 비인간적 사고방식, 무자비한 논리를 예수님께서는

완전히 뒤바꿔 놓으십니다.

 

지상에서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살았던 부자는 세월이 흘러 또 다른 세상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어 극도의 갈증 속에서 물 한 방울조차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지상에서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해오던 라자로라는 거지는 하느님 품에 안겨

호강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이런 모습은 요즘 이 지상에서조차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어제 천국을 살았는데 하루 지나고 나니 지옥입니다.

어제 떵떵거리며 권세를 누렸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불완전한 우리 인간이 불완전한 이 세상에서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우여곡절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지속적인 겸손입니다. 오늘 부자라 할지라도 자만하지 않고 떵떵거리며

유세 부리지 말고, 없는 사람 무시하지 말고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베풀고 나누고 살아가는 일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필요한 노력이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에 삶이 아무리 힘겹다 할지라도 하느님 자비의 품이 멀지 않기에 좀 더 힘을 내며,

좀 더 인내하며 하느님의 때를 기다릴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한 가지 하느님의 시각과 우리 인간의 시각을 철저하게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한 인물의 삶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합니까?

우선적인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가 재물입니다. 사회적 지위나 명예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평가 기준은 우리 인간의 기준과는 철저하게도 다릅니다.

언젠가 우리네 인생의 제2막이 열리면 모든 것이 다 바뀔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지상에서의 첫째가 꼴찌가 되고 맙니다.

부자가 가난해지며 권세 있는 자들이 낮아집니다.

반대로 지상에서 무시당하던 사람들이 권세를 얻게 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하게 됩니다.

 

그날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그릇된 생각을 뒤바꿔놓으실 것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잘못 판단해왔는지를 알게 해주실 것입니다.

 

 오늘 지상에서의 삶이 견디기 힘들만큼 혹독한 분들, 극도의 가난으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숱한 고통을 겪어 오신 분들, 부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힘내시기 바랍니다.

 

더 큰 희망으로 무장하고 끝까지 견뎌나가시기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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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최미섭(안나)   |   2017-03-16 07:37:40
    바리사이들의 비인간적 사고방식.....

    지속적인 겸손......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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